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앉았다 일어나면 머리가 '핑~'… 의외의 '이 질환'일 수도
갑자기 일어나거나 자세를 바꿀 때 어지럼증이 나타나면 보통 기립성 저혈압을 떠올리기 쉽다. 하지만 여기에 심장 박동이 급격히 빨라지는 증상이 함께 나타난다면, 심장 문제인 '자세성 기립성 빈맥 증후군'을 의심해야 한다. 이 질환은 이름도 생소하지만 기립성 저혈압과 혼동되기 쉬워 더욱 주의가 필요하다. 자세성 기립성 빈맥 증후군이 무엇인지, 신경과 전문의 이설아 교수(중앙대학교병원)와 함께 알아본다.
자세성 기립성 빈맥 증후군이란?
자율신경계의 이상으로 인해 심박수와 혈압 조절에 문제가 생기면서, 심장이 비정상적으로 빠르게 뛰는 질환을 '자세성 기립성 빈맥 증후군(postural orthostatic tachycardia syndrome, pots)'이라 한다. 주로 10~30대 여성에게서 흔히 발생하며, 기립 후 10분 이내에 심박수가 분당 30회 이상 증가하거나, 120회 이상으로 급격히 상승할 경우 진단된다.
보통 앉아 있거나 누운 상태에서 갑자기 일어설 때, 중력의 영향으로 혈액이 일시적으로 다리 쪽으로 몰리게 된다. 이에 자율신경계는 이를 감지해 다리 혈관을 수축시키고, 심박수를 증가시켜 뇌와 심장으로 가는 혈류를 유지한다. 그러나 자율신경계가 제 기능을 하지 못하면 이러한 조절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아 뇌 혈류가 감소하고, 이를 보완하기 위해 심장이 과도하게 빠르게 뛰게 되는 것이다.
원인 불명 난치성 질환… 자율신경계 손상 의심
자세성 기립성 빈맥 증후군은 아직 명확하게 밝혀진 원인이 없다. 이 때문에 난치성 증후군이라고도 불린다. 알려진 바로는 선천적 자율신경계 이상, 결합 조직 이상(엘러스 단로스 증후군)질환자 또는 만성피로 증후군 등의 질환자에게서 나타날 수 있다고 한다.
이설아 교수는 "질환의 정확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자가 면역 반응이나 바이러스 감염 후유증으로 인한 자율신경계 손상 등이 원인으로 추정되고 있고, 실제 코로나19 감염, 백신 접종 후 해당 증상이 발현된 사례도 있다"고 질환의 원인에 대해 설명했다.
'기립경 검사'로 진단 가능… 두근거림·어지러움 반복되면 검사
자세성 기립성 빈맥 증후군의 가장 대표적인 증상은 일어날 때, 두근거림과 어지럼증이다. 이 외에도 서 있을 때, 갑작스럽게 숨이 차거나 피로감, 뇌가 멍한 느낌(brain fog)이 있을 수 있다. 이에 이설아 교수는 "증상이 심할 경우엔 실신, 불안감, 우울감, 두통, 수면 장애 등의 증상이 동반될 수 있다. 이러한 증상이 일시적이지 않고, 수일 혹은 수개월 동안 지속돼 일상생활에 영향을 준다면 반드시 전문가의 진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증상이 지속되면 '기립경 검사'를 통해 진단할 수 있다. 기립경 검사는 환자가 누워있을 때와 기립한 상태로 바꿨을 때의 혈압과 심박수를 측정하는 검사로 이 교수는 "난치성 질환인 만큼 정밀한 진단이 중요하기 때문에 기립경 검사와 자가면역 항체인 anti-ganglionic achr 항체 검사, 자가 만성질환자나 자가면역질환자라면 당뇨병성 자율신경 병증과의 구분을 위한 혈당 검사 등을 통해 자세성 기립성 빈맥 증후군인지 판단한다"고 설명했다.
아직 완전한 치료법 없어… 하체 강화 운동 등 생활 습관 개선 중요
자세성 기립성 빈맥 증후군의 치료 방법은 비약물 치료와 약물 치료로 나뉜다. 비약물 치료는 쉽게 말해 생활 습관 개선에 중점을 둔 치료법으로 수분과 염분 섭취량 증가, 복부까지 올라오는 압박스타킹 착용, 하체 근력 강화 운동을 병행하는 등의 자율신경계 회복에 집중하는 방법이다. 자세성 기립성 빈맥 증후군을 진단받으면 가장 우선으로 시행되는 치료이기도 하다.
약물치료에 대해 이설아 교수는 "환자의 상태에 따라, 베타 차단제, 혈액량을 증가시켜 주는 플루드로코르티손, 말초 혈관을 수축하는 데 도움을 주는 미도드린 등의 약물 치료를 병행하기도 한다. 다만, 자세성 기립성 빈맥 증후군은 난치성 질환으로 아직 완전한 치료법이 없기 때문에, 환자의 증상 정도와 호전도 등에 따라 적합한 치료법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증상이 발현되었을 때의 대처법을 아는 것이 중요하며, 예방법 또한 매우 중요하다. 이 교수는 "만약, 야외에서 갑자기 어지럼증과 같은 증상이 발생한다면, 즉시 앉거나 누워 심장보다 다리를 높게 올려 혈류가 뇌까지 원활히 흐를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실신을 예방하는 방법"이라며, "무엇보다 이러한 증상을 예방하기 위해 규칙적인 하체 근력 강화 운동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심호흡 훈련이나 스트레칭, 수면 습관 개선 등 평소 생활 습관 개선도 자율신경계 안정에 도움이 된다.